한시올 | 유페이퍼 | 1,000원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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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1
또 한번 겨울이 옵니다. 그간 티 없이 맑은 계절로도, 한없이 쓸쓸한 계절로도 나를 스쳐 갔지요.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다던 다짐이 여기 어렴풋이 남았습니다. 나이가 듦에 순수함을 잃는 것이 막연히 무서웠을까요. 마음이 자라지 못하는데 몸만 저 멀리 떠나버릴까 괜히 조급했던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루 짐이 몸을 짓눌러 잠이 들면 아침을 보지 못할까 두려운 날이 있지요. 이 정도 했으면 이제 그만 돌아가고 싶다고 간절히 바라는 날도 있을 거예요. 따듯하고 부드러운 말로 시든 마음을 어루만지고자 해도, 당신의 삶에 공감하고 위로할 능력이 내겐 없습니다. 비루한 표현에 내 맘 다 못 닿을까 차마 입을 떼지 못합니다.
대신 제 일기장 속의 문장을 드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