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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결에 본 나그네

단시집

또 한번 겨울이 옵니다. 그간 티 없이 맑은 계절로도, 한없이 쓸쓸한 계절로도 나를 스쳐 갔지요.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다던 다짐이 여기 어렴풋이 남았습니다. 나이가 듦에 순수함을 잃는 것이 막연히 무서웠을까요. 마음이 자라지 못하는데 몸만 저 멀리 떠나버릴까 괜히 조급했던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루 짐이 몸을 짓눌러 잠이 들면 아침을 보지 못할까 두려운 날이 있지요. 이 정도 했으면 이제 그만 돌아가고 싶다고 간절히 바라는 날도 있을 거예요. 따듯하고 부드러운 말로 시든 마음을 어루만지고자 해도, 당신의 삶에 공감하고 위로할 능력이 내겐 없습니다. 비루한 표현에 내 맘 다 못 닿을까 차마 입을 떼지 못합니다. 대신 제 일기장 속의 문장을 드릴게요. 짧고도 긴 일곱 번의 계절, 같..
또 한번 겨울이 옵니다. 그간 티 없이 맑은 계절로도, 한없이 쓸쓸한 계절로도 나를 스쳐 갔지요.

영원히 아이로 남고 싶다던 다짐이 여기 어렴풋이 남았습니다. 나이가 듦에 순수함을 잃는 것이 막연히 무서웠을까요. 마음이 자라지 못하는데 몸만 저 멀리 떠나버릴까 괜히 조급했던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루 짐이 몸을 짓눌러 잠이 들면 아침을 보지 못할까 두려운 날이 있지요. 이 정도 했으면 이제 그만 돌아가고 싶다고 간절히 바라는 날도 있을 거예요. 따듯하고 부드러운 말로 시든 마음을 어루만지고자 해도, 당신의 삶에 공감하고 위로할 능력이 내겐 없습니다. 비루한 표현에 내 맘 다 못 닿을까 차마 입을 떼지 못합니다.

대신 제 일기장 속의 문장을 드릴게요. 짧고도 긴 일곱 번의 계절, 같은 풍경 속에서 만난 수많은 나를 틈틈이 담았습니다. 제가 느꼈던 감정 속에 당신의 그것이 있다면, 그걸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길었던 지난겨울은 내게 가혹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니 다시 찾아올 겨울엔 추운 날을 덥히고도 남을 마음이 우리 안에 가득했으면 합니다.
지금은 당장 나 하나 챙기기도 버겁고 마음의 여유도 없지만, 언젠가는 아픈 이들을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쁜 감정들 어딘가 허우적대고 있을 마음 흉지지 않게, 그게 내 욕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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